[오탁후기|오타쿠의 향수후기] 장 폴 고티에 르 말 Jean Paul Gautier Le Male- 함부로 상냥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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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이야기

[오탁후기|오타쿠의 향수후기] 장 폴 고티에 르 말 Jean Paul Gautier Le Male- 함부로 상냥한 사람

 

함부로 상냥한 사람

...언제봐도 참 흉물스러운 향수병이야. 두둑하기도 하지...

장폴 고티에는 스트릿 웨어부터 오뜨 꾸뛰르 까지 다양한 TPO의 옷을 만드는 브랜드인데, 특히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들로 유명하다.

80년대에 남성용 치마를 처음 출시한 것도 장 폴 고티에라고 하네?

르 말은 장 폴 고티에의 간판 향수중에 하나로서, 출시된 95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오는 향이다.

병 자체도 센세이션 했고 향도 특이한 조합으로 인상깊게 이루어져있다. 그럼 시향하러 고~

 

 

장 폴 고티에 르 말의 향 노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top:아르테미시아, 라벤더, 베르가못, 카르다뭄, 민트

middle: 시나몬, 오렌지 꽃, 캐러웨이

base: 바닐라, 시더, 통카 콩, 엠버, 센달우드

이미지: 대담한, 자상한, 장난스러운

향 성별: 중성적

향 연령: 20-40대

향 계절: 가을,겨울

확산력: 좋음

지속력: 좋음

 

 

달콤한 민티한 허브향으로 시작하는 향. 뿌리자마자 뜨는 민트향이 사라지고 나면 향신료가 약간 쳐진 라벤더가 바로 치고 올라온다.

베르가못향의 영향인 거 같은데, 좋게 말하면 깨끗한 빨래같고, 나쁘게 말하면 조금 인공적인 느낌의 향이난다. 민트와 베르가못이 가시고나면 계피등등의 향신료향이 올라오는데, 약간의 가죽냄새같은 섹시한느낌의 향이 난다. 그리고 나오는 바닐라. 오렌지 꽃의 영향으로 파우더리 한 느낌이 나는 것 같은데, 이 가죽+ 파우더 바닐라+ 라벤더 병풍이 오랜시간 지속된다. 그리고 은은하고 달콤한 나무향으로 마무리.

달콤하면서도 터프함을 잃지 않은 매력적인 향이다. 괜히 베스트 셀러가 아니었지.

갑자기 확 상대를 공주님 안기 하고선 '미안, 놀랐어?' 하면서 씩 웃을 것만 같다.

한국에서는 산뜻한 향을 더 선호하니까 너무 헤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양키들에게는 남자향수의 정석인 향수. '잘생긴'향.

이름이 르 말(그 남자)라서 많이들 안쓰지만 탑노트가 조금 지나고 나서는 여자들이 쓰기에도 적당한 중성적인 느낌이 난다.

터프하고 재밌는 여자, 가죽자켓이 잘 어울리고 복싱을 하는 여자가 떠오르는 향이기도 하다.

사람 오해하게 너무 상냥해서 외사랑하면 가슴 박살나게 하는 그런 사람.

따뜻한 계열의 향기라서 날씨가 좀 차가워졌을 때, 밤에 뿌리면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다.

추운 날에 데이트 상대가 자켓을 열어서 안아줬는데 품에서 르 말 향이 확하고 풍기면 아주 증맬 아찔해서 환장한다!!!

 

향수 이미지:'겨울왕국'의 크리스토프, '도로헤도로'의 노이

 

크리스토프...최고의 남자...후... 역시 남자는 가슴이 커야 들어있는 마음도 예쁘구나!

겨울왕국2에서 뜬금없이 90년대풍 노래 부른 것도 누나는 좋았어^^ 사람 웃게 해주고 즐겁게 해줘야 찐남자 아니겠니.

다정하고 행동력있고 기다릴 줄 아는 남자인 크리스토프가 연상됐다.

도로헤도로 정말 좋아하는 만화인데 솔직히 그림체때문에 애니화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10여년 지나 기술이 따라잡아서

카툰랜더링으로 애니화 성공...! 넷플릭스에 지금 있으니 꼭 보시길. 성우도 노래들도 잘 뽑은 수작.

도로헤도로의 건장하고 의협심 강하지만 장난스럽고 순애보인 노이가 생각나는 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