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타드 잉글리쉬 로즈/ 포트넘 엔 메이슨 로즈포총] 장미 차. 향수맛 아닌 꽃차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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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이야기

[위타드 잉글리쉬 로즈/ 포트넘 엔 메이슨 로즈포총] 장미 차. 향수맛 아닌 꽃차를 찾아서...!

장미향을 좋아하신다고요? 홍차를 좋아하신다고요?

저런, 그런데 비눗물이나 향수를 마시는 느낌은 싫으시군요!

그렇다면 이 포스트에 잘 오셨습니다!

장미는 참 메이져 한 향기이다. 아직까지 루아는 살면서 자스민향이 싫다, 계피가 싫다하는 사람은 봤어도 장미향이 싫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장미향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향기'라고 합의할 수 있는 냄새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세상 모든 것이 장미향이다. 왠만해서 향기나는 것들 중 장미향 버전이 없는 것이 없다. 그리고 '질(Quality)'은 '양(Quantity)' 속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멋진 장미향의 물건들은 꽤 많은 것이다. 그러니까...! 응! 루아가 딱히 장미향이 가장 좋은 건 아냐...! 많을 뿐이라구...!

그런데 세상에 많고 많은 장미향이 나는 것 중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장미향 음식...

비단 장미향 뿐이 아니다. 꽃향이 과하게 나는 음식은 음식이 아니라 향수를 들이키거나 비누를 씹는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근데 루아는 그런 것도 가끔 괜찮더라구..소곤소곤... 독하게 우린 라벤더차 같은...)

그래서 향수물 같은 차에도 면역이 있는(?) 루아가 마셔본 장미차 중에 호평을 받았던 차 두가지를 이야기 해볼까, 한다.

1) 위타드 잉글리쉬 로즈 Whittard English Rose

개인적으로는 냉침이나 아이스티로 마시는 걸 조금 더 추천하는 장미차.

여름에 화사한 넝쿨장미가 연상되는 젊으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향이다.

처음 한 입 마시자마자 루아는 친구에게

"..청포도향이 나네?"

라고 이야기 했었다. 과즙과 장미향이 어우러져 경쾌하면서 자연스러운,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된 것이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청포도 향은 아니더라 하하...이 죽일 놈의 막코...

홍차 96.5%, 잭 프루트 향 2%, 로즈페탈 1.5%

이런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아직 먹어보지도 않은 잭푸루트를 이렇게 접해보게 되네... 신기해라 신기해.

잭푸루트. 뾰족뾰족한게 싸움 잘 하게 생겼다. 다른 과일들 삥 뜯고 다닐 듯.

싱그럽게 흐드러진 여름장미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2)포트넘 엔 메이슨 로즈포총 Fortnum & Mason Rose Pochong

지인들과 차를 마시러 갔다가 차 이름을 보고 착각을 했다.

'포총'은 우롱과 녹차의 중간단계 즈음에 있는 차인데, 이름이 '랍상소우총'이랑 비슷하길래 랍상소우총에 장미향을 입힌 거로 생각하고

'우와 신기해!! 나 이거 시킬래요!'

...ㅋㅋㅋㅋㅋ차를 배우다 만 루아의 실수...

랍상소우총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다른포스팅에서 하기로 하고,

포총도 살짝 우롱에 걸쳐져 있는 차인만큼, 플로럴한 녹차의 특징과 구수하고 살짝 스모키한 느낌이 공존하는 차인데, 장미향기를 얹기에 아주 든든한 밑받침이 된다.

중후하고 잘생긴 흑장미를 떠올리게 하는 향기다.

사실 루아는 향을 맡자마자

"...우리 엄마랑 샤넬 no.5 생각이 나요."

라고 했다.

차의 적당히 묵직하고 구수한 스모키함이 장미향을 부담스럽지 않게 하면서 마치 머스크가 받쳐주는 장미향처럼 더 풍성하고 묵직하게 피어오르게 만든다.

이 차는 밀크티로 좋다고 하던데 루아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냥 뜨겁게 잘 우려낸 버전이 제일 마음에 든다 헤헤...!